이중사고: 호모센티멘탈리스

 

 



 

 

1. 어떤 것이 사라지고 어떤 것이 가려지며 어떤 것이 있고 어떤 것이 보이는가? *동굴의 우상에서 그림자의 의미

 

 어떤 상황 #1 연인

“태양처럼 빛나는 눈. 이렇게 다정한 눈빛, 영원한 순간의 지속 될 기억.”

 

어떤 상황 #2 일식

달이 태양을 가린다는 예보를 들었다. 태양이 쨍쨍 빛나고 있는 하늘을 본다. 마침내 달이 태양을 가리고 세상이 깜깜해진다. 태양이 있던 자리는 검붉은 원형의 형태로 검게 비어있는데, 눈부셨던 나의 눈은 여전히 이전의 것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상황1에 관하여.

시선이 오가며 몰입되는 순간에도 시선의 단절은 끊임없이 빠르게 일어난다. 살아있음의 증거인 신체의 작은 움직임, 깜빡거리는 눈꺼풀이 카메라처럼 순간적으로 완벽한 어둠을 만든다.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에도 ‘다정한 눈빛의 심상‘은 이 순간을 경험한 인간에게 계속 있다. 카메라가 순간을 기록하듯, 색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는 것처럼.

 

상황2에 관하여.

태양의 강렬한 빛은 눈에 잔상을 남기며 세상에 무수한 그림자들을 만든다. 달이 태양을 가리면 세상은 거대한 그림자로 덮인다. 어둠속에서 세상의 모든 그림자가 사라진다. 혹은 모든 그림자가 하나가 된다.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태양은 여전히 어둠속에 있고, 세상도 여전히 어둠속에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나는 그 사실을 안다.

 

 

각인.

기억은 망각되어도 추상적인 심상으로 각인된다. 무수한 각인들은 그 사람의 현실이다.

 

 

 

2. 그림을 그리는 동안 일어나는 사고의 전개와 감흥_ 강박적 맥락과 유동하는 생각들 *작은따옴표 안의 단어들은, 다음 단락에서 보편적, 사전적 의미로 해석된다.

 

‘homosentimentalis’

 감정을 ‘가치’로 정립한 ‘사람’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쓸만한 ‘가치’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동물’> 말과의 ‘포유류’

 

쓸만한 ‘가치’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포유강의 동물을 일상적으로 통틀어 이르는 ‘말’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동물’> 말과의 ‘포유류’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쓸만한 ‘가치’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포유강의 동물을 일상적으로 통틀어 이르는 ‘말’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동물’> 말과의 ‘포유류’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쓸만한 ‘가치’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포유강의 동물을 일상적으로 통틀어 이르는 ‘말’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동물’> 말과의 ‘포유류’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사람’

 

쓸만한 ‘가치’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포유강의 동물을 일상적으로 통틀어 이르는 ‘말’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동물’> 말과의 ‘포유류’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사람’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쓸만한 ‘가치’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포유강의 동물을 일상적으로 통틀어 이르는 ‘말’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동물’> 말과의 ‘포유류’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동물’> 말과의 ‘포유류’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사람’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포유강의 동물을 일상적으로 통틀어 이르는 ‘말’

 

쓸만한 ‘가치’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동물’> 말과의 ‘포유류’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포유강의 동물을 일상적으로 통틀어 이르는 ‘말’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인간’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쓸만한 ‘가치’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사람’
음성 기호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행위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사람’
‘인간’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쓸만한 ‘가치’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침
‘인간’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사람’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사람’
‘인간’
‘인간’
‘인간’
‘인간’

 

쓸만한 ‘가치’
‘인간’
‘사람’
‘사람’
‘인간’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사람’
‘인간’
‘인간’
‘사람’
‘인간’
‘인간’
‘인간’
‘인간’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
인간
사람
사람
인간
사람
사람
사람
사람

 

 

모두가 ‘동일한’ 에너지로 ‘마주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어떤 것과 비교하여 똑같은
서로 똑바로 향하여
모두가 동일한 에너지로 마주한다.

 

3. 연극적 회화와 회화적 연극_

*장소 특정적 회화와 다른 의미에서, 물리적 공간을 포함하여 회화를 둘러싼 모든 조건을 화가가 조율한다.

 

 

'눈물이 바다를 이루어
극심한 고통에 몸에 사리를 품고
처연한 멜로디
찬란한 즐거움 눈부신 행복
그리고 한줌의 온기 

 

‘할 말이 많은데, 얼굴을 보면 한마디 못할 것 같은 드라마틱한 침묵’ 의 공간은
‘감정을 가치로 정립한 사람 (homosentimentalis)를 위한 공간이다.
과장된 감정들이 억압된 공간에서 스며 나온다. 

 

환각적 장치들은 과장되게 현실을 겨냥하며, 이에서 야기되는 침묵하는 담화는 표면과 공간을 오가는 창작자의 실존과 관객의 실존을 건드린다. 반회화/반연극의 현실이다.

 

4. 이중사고 (doublethink)

*두개의 상반된 내용을 모두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이다.

자기 부정의 순간은 가장 스스로를 잘 인지하는 순간이다. 약간의 현실이 있고 약간의 광기가 있으며, 이치에 맞지 않는 부조리가 있다.

 

 

“드라마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모든 문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1)
“그러나 모든 문을 열어 놓았지만 그 문들은 돌고 도는 복도로 통할 뿐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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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객,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지식을 만드는 지식, p88
2)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

*최수정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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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4-1.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보이는 것으로 가는 길

 

밝게 빛나는 빛 아래에서 선명하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그림자를 만드는 대상을 지울 만큼 강렬하다.
내가 보는 대상은 빛에 잠식되어 그것의 그림자의 존재로만 가늠할 수 있다.
달이 태양을 가리면서 세상은 거대한 그림자로 덮이고,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구분하지 못하게 할 만큼 어둠으로 밀어 넣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 칠흑 같은 어둠 안에서도 여전히 빛은 존재하고 나는 그 그림자 안에 있다.
어둠 속 세상을 폴 세잔의 부인이 얘기한 것처럼 눈이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바라보고 있으면,
빛에 기대지 않아도 시선은 더 이상 부산해지지 않으며,
모든 것이 눈에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2-1., 3-1. 그림을 바라보는 동안 일어나는 사고의 전개와 감흥_그림의 이 쪽과 저 쪽

 

이미지를 글로 전환하는 일에는 항상 의도치 않은 오역과 그것으로 인한 불확실하거나 무의미한 이야기들이 가지치기를 한다. 그림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면서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를 따라가다 보면 무수한 전복과 복선이 숨막힐 듯 전개된다. 이 쪽의 이미지는 저 쪽의 이야기와 무관하거나 깊이 관여한다. 생뚱맞은 등장과 갑작스런 사라짐이 반복된다.

 눈처럼 보이는 검은 구멍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인지, 화면 속 어두운 가장자리에서 스물 스물 번지듯 나타난 것인지 불분명하다. 눈으로부터 튕겨 나오듯 동시 다발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는 가능성과 화면 뒤에서 캔버스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라는 가능성, 그리고 가장자리 등장 설이 혼재한 가운데, 관객으로 하여금 갈피를 잡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전략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려진 얇은 장막 아래에 캔버스라는 화면이 존재함을 인지시키고 싶은 것인지, 그래서 그 장막을 손으로 들추면 그 위에 무수한 존재의 파편들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인지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 장막을 걷어 내려는 욕망과 장막과 화면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자 하는 욕망의 대립은 그렇게 화면 안과 밖에 정박해 있다.

 

검게 피어 오르는 연기는 사라지지 않고 주변을 맴돈다.

 

 

 

막막한 눈, 그 깊숙한 어둠 안,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검은 색의 눈은 모든 이미지를 삼킬 듯이 이미지 밖을 노려본다. 주저하듯 눈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이미지가 있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

 

시선을 거부하는 듯 수많은 이미지의 개체들과 동등하게 놓여진 눈은 불안하면서도 단호하다. 무엇 하나도 온전한 형태로 놓여지지 않은 이미지의 조각들은 파편으로서 하나가 된다.
그 어느 것도 낯선 것은 없다.

 

캔버스의 표면의 앞과 뒤를 넘나드는 또 다른 직물은 화면의 앞에만 머물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표면 위의 현존을 서로 주장한다.

 

장면과 사물의 교차 

빛과 어둠의 공존

물질과 비물질

장막의 앞과 뒤

입 속의 얼굴

분절된 신체

무수한 부연들의 시작점이자 끝.

호모센티멘탈리스

 

 

 

벗겨진 장막 뒤의 공간에 대한 상상을 해본다.
침투할 수 없는 곳을 향한 반복되는 도전은
모든 이미지의 불화를 종식시킨다.

 

제멋대로인 시선을 묶어두는 일은, 몸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일이기도 하다.
뚫어지게 응시하다 보면 어느덧 일종의 진공상태가 된다.
그런 시선의 진공상태가 지속되면,
화면 안의 구멍과
검은 연기에 가려진 공간과
검은 장막 뒤
캔버스 표면을 들락날락하는
작은 구멍 속 공간을 통과하는
미세한 공기의 흐름이
서서히 드러난다. 

또다시 벗겨낼 수 없는 것에 대한 상상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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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지영의 글
맹지영

큐레이터이자 평론가이다. 현재 두산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활 동하면서 예술에 관한 글쓰기를 함께 하고 있다. 10여년간 미국 에서 미술관련 공부와 실무를 경험한 후 2011년 귀국했다. 한국 에서 성균관대학교를 졸업 후 미국 매사츄세츠 주립대학교와 스쿨 오브 비쥬얼아트에서 미술 실기와 이론(평론)으로 석사를 마쳤다. 그는 전시와 글을 통해 대중이 느끼는 예술과의 거리감 을 좁히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찾 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저서로 (2014)가 있다.

Jee Young Maeng

Jee Young Maeng is a curator and critic. She has been a curator at DOOSAN Gallery since 2009, and also constantly contributes her writings on arts. She has studied art and has worked in the field in the United States for more than a decade and returned to Korea in 2011. She studied fine arts and criticism from Sungkyunkwan University in Korea, University of Massachusetts Dartmouth and School of Visual Arts in the United States. She is interested in finding ways to bring the public closer to art via writings and exhibitions so that individuals can live within their own art. Her book, Small Talk, Conversation in New York, was published i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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