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인디게릴라와 다가앉아 마음 내어주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족자카르타, 그곳은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 자바섬 본토의 자바 미술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문화적인 도시이다. 한적하면서 전형적인 인도네시아의 환경과 기후를 보존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 도시는 자바의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는 빛나는 보로부두르 사원을 비롯한 푸른 자연이 언제나 싱그럽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족자가 초행길이라 동서남북의 방향감각을 잃고 오직 구글맵과 택시를 이용해서 그녀가 찍어준 주소로 향했다. 실은 바로 그 전 주에 싱가포르 길만 브락스(Gillman Barracks)의 미주마 갤러리(Mizuma Gallery)의 초대 전시에서 안면을 터 두었던 지라 훨씬 친근하게 다가 갈 수 있었다. 집 앞 골목까지 마중 나와 있었던 미코(Miko) 손을 흔들며 맞이해 준다.

인디게릴라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산티(Santi ariestyowanti)와 미코(Miko Bawono) 부부가 1999년에 만든 그룹이다. 그들 작업방식은 컴퓨터상의 디자인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여 시각적인 소통과 현대적인 설치, 조각 작업 등 일련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작업하고 있다.

산티와 미코 둘 다 인도네시아 예술학교 족자카르타(ISI, Yogyakarta)의 예술학부 졸업생들이다. 이미 그들의 작품은 일본 및 동남아 여러 국가들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인도네시아 전통 민속 인형인 ‘와양’의 한 캐릭터를 작품의 중심 이미지로 한 다양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인디게릴라 그룹은 작품의 매체를 확장하고 다양한 예술가와 협력을 통한 시각효과 및 미디어 간 실험에서의 자신들의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족자지역의 다양한 예술가와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작업실

일단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곳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는데, 바로 그들의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생산되는 공간이다. 단순히 ‘작업실’이라는 명사로 통칭하기 아깝게 느껴질 정도로 그들의 작품제작 공간은 아름다우면서 섬세했고, 인도네시아의 자연과 환경이 느껴지면서도 현대적이었으며, 무질서한 실험실 같지만 나름의 원칙이 느껴지며, 화려한 색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조잡하지 않았다. 이 몇 줄의 단어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정말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바로 이곳에서 두 작가를 마주하고 있자니 마치 그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호기심과 한편으론 나만 알고 싶다는 이기적인 마음도 들면서 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작가들의 작업공간을 탐방해 보았지만 이들의 공간은 꽤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들이 작업을 풀어내는 방식과 같이 공간별로 특성이 있는, 작업실안에 작업실이 있는 구조라고나 할까?

바로 진입한 1층은 몇 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앙에 테이블이 있는 오픈 공간을 비롯해서 그들의 작업의 기반이 되는 자료와 책들이 있는 회의실처럼 보이는 별도의 공간이 작업대와 함께 있었고, 작은 연못과 정원을 지나면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계단과 이어진 빨간 큐브형태의 2층공간이 보이는데 이곳은 바로 그들이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 작업들을 하는 공간으로 분리가 되어 있었다.

 

인디게릴라는 그들의 정체성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는데,

우리는 디자이너이자 예술가 이다.

우리는 부인과 남편사이 이다

우리는 자바사람이며, 국제적인 시민이다.

우리는 근딩(Gending)과 헤비메탈을 사랑한다.

우리는 맥(MAC)을 사용하고 프린트와 붓질을 사용하여 작업한다.

우리는 크리스(Keris)와 스니커즈를 수집한다.

우리는 구득(Grdeg)과 햄버거를 사랑한다.

우리는 공상가이지만 돈은 필요로 한다.

우리는 재미를 추구하지만 동시에 심각하기도 하다.

우리는 와양만큼이나 틴틴도 좋아한다.

우리는 단순한 인디게릴라이다.

 

이와 같은 멘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인디게릴라의 정체성은 어떻게 보면 명확하다. 그들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족자카르타의 지역의 환경적 역사적인 그들의 배경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이고 기계적이며, 시각적인 것들과의 조화 혹은 조합을 꾀한다. 그러면서 탄생한 그들의 작품은 그만큼이나 파격적이면서 창의적인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의 제작과정

그들이 작품을 제작하는 첫 번째 단계는 그래픽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고, 다음 단계는 디자인 작업을 하게 된다. 이후 구성과 색상의 형태를 정밀하고 더 명확하게 표현하는 단계를 거치며. 직접 색과 선을 강조하는 작업으로 마감하게 된다.

그들은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도구 없이도 직접 캔버스 위에 드로잉을 하고 색을 칠하는 등, 확장된 유연성을 발휘하려 한다. 색들을 쏟아내고 시각적인 변화와 즉흥적인 가감을 직접 할 수도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작품을 완성도를 높인다. 그들이 주로 참고 하는 이미지와 자료는 인터넷을 통한 수집과정을 통해 축척되며, 그러한 정보들의 내용은 예술과 디자인 관련의 주제들을 훨씬 뛰어넘는 것들이다. 예를 들자면, 운세, 소설, 특히 인도네시아 전통 그림자 인형극 <와양>의 스토리들을 수집한다. 이것은 그들의 작품을 확장하고 풍성하게 하는데 직,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디게릴라는 2008년을 기점으로 이들은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며 이러한 종합적인 창작활동과 그에 기반을 두는 활동들을 하게 되는데 특히, 이들은 “놀이와 작업”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 “놀이”는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기술과 그 기술을 실험 할 수 있는 일종의 실험실의 개념으로 출발하였다.

Miko가 기타를 연주하거나 컴퓨터에서 음악을 작곡하는 동안 Santi는 그래픽 작업을 하는 이러한 협력 작업을 통해서 동시다발 적으로 영향관계에 있으며 서로의 작품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바로 놀이가 “창작활동”으로 바뀔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되었다.(실제로 그들의 작업실은 실제 그들이 일상을 거주하는 공간이자 일상 속에서의 놀이들이 작업으로 만들어 짐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놀이터와 실험실’과 같은 곳이었다. 때로는 옆집에 사는 부모님이 머물다 가기도 하고 예술가 친구들과 심각한 생각을 나누기도 하다가 디자인 작업을 하고 가끔은 고양이가 와는 노는 공간이다.)
따라서 그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은 엄청나게 다양한데, 독립 출판으로 잡지를 발행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자전거를 앵클을 이용한 조명을 만들거나, 자신들의 캐릭터를 활용한 패브릭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실로 다양한 작업들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이들 인디게릴라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바로 그들의 주목하고 있는 화두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요즘 그들의 작업은 패션디자이너 ‘루루’와의 협업이었는데,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서 수입되는 헌옷들 중 남자의 양복바지들을 리폼하며 제작된 업-사이클 작품과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일종의 종합예술의 집약체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인도네시아의 현재의 모습과 예술가 각자의 취향 그리고 감각적인 그들만의 아이디어가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글로 표현하기 하는 것 보다는 직접 작품이나 동영상을 보는 편이 훨씬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이들의 작품을 보면 그들이 추구하는 예술적 방향성과 관객 혹은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세상에는 아직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빛나는 생각과 표현으로 어디선가 그들만의 빛을 발하고 있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하며 인디게릴라의 작업장을 나왔다. 이렇게 이국적인 나라에서 보석 같은 예술가들을 만나 그들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색다른 경험이 이제부터 시작되었다.

 김병언은 그림보는 것과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호기심이 많고, 의심이 많으면서 몸으로 직접 체득하는 것을 즐긴다. 어떻게 하면 여행을 하면서 세상과 문화를 이해하고 공유할지에 대한 의문을 20대부터 가져왔었다. 특히 빛나는 아이디어로 세상과 대화하는 예술가들과의 생각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2006년 하반기부터 큐레이터, 기획자로 시작하여 지난 10년간 활동하고 있으며, 본능적으로 여러 기관을 옮겨 다녔었다. 현재는 <예술경영지원센터> 2016년 국제문화교류 전문인력 양성사업으로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큐레이터로 업무 중이다. 인도네시아 근무 중 만나고 조사한 예술가들과 공간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uster413@naver.com

 

 

김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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