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5

신화를 가볍게 논하다

 

《우주론과 신화의 사고: 신화해석宇宙論與神話的思考:神話傳釋》강연- 이시쿠라 도시아키 씨의 강연

 

반고가 죽을 때에, 머리는 사악(중국 명산의 총칭)이 되고, 눈은 해와 달이 되고, 혈맥은 강과 바다가 되고, 머리카락과 수염은 초목이 되었다. 진한 시기의 속설에서 말하길 : 반고의 머리는 동악(산둥성의 태산)이 되고, 복부는 중악(허난성의 쑹산)이 되고, 왼팔은 남악(후난성의 헝산)이 되고, 오른팔은 북악(산시성의 항산)이 되고, 다리는 서악(산시성의 화산)이 되었다. (주석1)

 

이 신화는 중국 삼국시대의 문자가 출현하기 전에는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중국의 오래된 신화이다. 이 이야기는 반고가 죽은 후 반고의 몸이 우주와 세계로 창조된 이야기이며, 중국 민족 정체성의 근원을 설명해준다. 「신화는 종종 어려운 역사를 쉽게 이해시켜 주고 이야기의 형식으로 세상을 설명하려고 한다. - 생과 사, 만물과 운명을 포함하여 모든 것에 존재 이유를 부여한다.」(주석 2) 고대에는 전등이 없어서 밤에는 온통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사람들은 어두운 밤바람이 불어 살랑이는 풀잎의 작은 소리에도 공포심을 가졌고 이로 인해 미스터리하고 흥미진진한 옛이야기들이 생겨났다. 이런 이야기 중 하나는 일본 근세 쇄국정책 전의 사회를 반영한 헤이안 시대의 《백귀야행百鬼夜行》이다.

이 이야기는 해상무역으로 물자가 넘쳐나서 사람들은 예전처럼 물건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고 버려진 물건들은 연달아 죽음의 신으로 변하여 사람들을 찾아 복수했다. 그래서 맹목적인 믿음이나 미신이 영향을 주었던 시대에 사람들은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규범을 이야기를 통해 깨우쳤다. 이렇듯 신화가 역사문화에 대응할 때 우리는 쉽게 당시 사회의 가치관과 모습(상황)을 엿볼 수 있다.

 

문화체험- r:ead #5 팀이 캇힝와이에서 와이첸(홍콩 전통 성벽촌)을 체험하고 있다.

 

두환이 r:ead #5 팀에게 창저우에서의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화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r:ead #5의 강연과 문헌전《자유지외自由之外》을 통해 처음 시작되었다. (注三) r:ead는 올해로 5번째를 맞아 무대를 홍콩으로 옮겨 진행되었다. 이번 r:ead #5의 총감독으로서 C&G예술유니트는 r:ead #5의 주제를 《신화・역사・정체성》 으로 정했다.:

 

「우리는 97년도 홍콩반환 이후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정체성의 문제를 직접 마주한 세대로서 이런 풀기 어려운 주제를 이번 교류활동을 통해 신화에서 시작하여, 역사를 분석하고, 정체성을 연구하고자 주제로 삼았다.」

 

 

예술가와 큐레이터, 해설자들이 돌아가며 레지던스 기간 동안의 교류와 토론, 조사의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r:ead #5는 주변 국가의 기획자, 예술가를 홍콩으로 초청하여 그들이 홍콩에 거주하는 동안에 홍콩의 전통문화와 현지의 예술가, 공예가들과 서로 교류하고 동시에 신화에 대한 연구 및 강연을 진행하였다. 전체 활동 중 「루팅」이란 신화적 존재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루팅」은 강연과 문헌전을 막론하고 끊임없이 거론되었다.

 

홍콩의 신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덩구어치엔이 기획한《루팅》의 음성공연, 사진은 연기자가 관중이 안대를 푸는 것을 돕고 있다.

「루팅」에 대한 첫인상을 받은 것은 그와 관련된 책을 처음 접했을 때였다. 97년도에 허칭지가 기획한 《홍콩삼세서香港三世書》라는 전시를 알게 되었고, 전시는 「루팅」에 대한 갖가지 진실과 허구가 섞인 고고학 자료들이었다. 그렇다면 루팅은 어떤 존재인가? 「루팅」은 홍콩의 신화적 존재들이다. 반인반어이고 몸에는 비늘이 자란다. 최초의 기록은 진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동신어廣東新語》에서는 「루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을 보면 놀라 물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가끔 파도에 떠밀려 뭍가로 오면 사람들이 신기하게 여겨 다투어 쫓아간다. 암놈을 잡은 사람이 노리개로 데리고 노는데 말은 하지 못하고 그냥 웃기만 한다. 뭍으로 나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옷도 입고 오곡도 먹는다. 그리고 데리고 대어산(광둥의 지명, 인어가 많이 출현한다는 곳)에 데려가도 여전히 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로써 「루팅」은 사람에 해가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루팅」이 「루위」라고도 불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진 시기 노순(민란을 주도한 인물)과 그를 따르던 민란 군은 광저우 지역(광둥)을 점령했다. 후에 도모한 북벌에 실패한 후 남은 민란 군은 쫓기는 신세가 되어 대해산(지금 홍콩의 란터우 섬)으로 도망가게 되었다. 피난민 신분으로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채 이곳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주변인으로서 살아가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당시의 주민들은 마을 사람들과 직접적인 접촉 없이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그들을 육지와 바다를 오가는 인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당시 이 신화는 갈 곳 없는 사람들(나중에 「루팅」이라고 거론된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면 현대에 와서는 홍콩 사람들이 자신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두 개의 이질적인 사회나 집단에 있으면서도, 그 어느 쪽에도 완전하게 속하지 아니하는 주변인」 영국의 식민지 시기와 97년도 주권이 반환되는 시기 사이에서 홍콩은 단지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주변인과 같은 존재일 뿐인가?

 

「역사는 혼령이다.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천운이 좋아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과거와 대화할 것인가?

 

r:ead #5의 《동시대 예술이 신화를 만들다:「루팅」에 관하여》라는 강연 중, 딩잉인 박사는 햄릿의 한 구절을 이야기했다.

 

 

「햄릿은 비록 자신과 알렉산더 대왕이 천 년이라는 긴 시간이 차이 나지만 알렉산더 대왕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역사는 알렉산더 대왕에 관한 많은 기록을 남겼고, 그것은 일관되게 전해져 왔다. 이야기는 역사를 남길 뿐 아니라, 하나의 논술이며 사람으로 하여금 기억하게 한다.

 

우리가 이번에 신화와 역사에 대한 쓴 글이 설령 잘 쓰지 못했다 할지라도 우리는 홍콩의 이야기(역사)와 우리의 기억을 하나의 선상에 두고 매 단락의 이야기가 우리의 가치관에 어떤 깨우침을 주는지 물어 볼 수 있다. 더욱이 홍콩이라는 특수한 정치환경과 문화 안에서, 우리는 「루팅」이라는 존재를 통해 새롭게 사고하게 되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무엇이 필요한가? 그것은 물질상의 필요 만이 아니라 홍콩인으로서 우리 자신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홍콩 정부보다 우리의 정체성을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만약 우리가 홍콩을 우리의 집이라고 말한다면 이 집의 어떤 부분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강연에서 시아오징총은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 사실 홍콩인은 정체성이 있다. 절대 모호하지 않으며 단지 자신의 문화를 가지고 다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을 모를 뿐이다.

 

 

 

*본 기사의 원문은 잡지 「삼각 Delta」에 게재됨 - 제73호 | 2017년 8월

 

 

r:ead #5 문헌 응답 전시 《자유지외自由之外

 

쥐창이 기획한 《어미지향기漁米之鄉記》(참여 예술가 : HK Farm、라오리리、Map Office、덩구어치엔、원 、양페이컹)

 

 

r:ead #4에 참여하였던 라이이신, 그가 2015년에 기획한 현장기획《도시전설都市傳說》의 문헌과 부분작품을 r:ead #5의 전시에 가져와 참여하였다. 사진은 예술가 청보어하오의 「귀강당계획鬼講堂計劃」문헌자료

 

사진은 r:ead#4에 참여했던 일본의 예술가 타케카와 노부아키의 이번 참여 작품 - "Eat this sushi, you piece of shit! “《 이 똥 덩어리야 스시나 먹어! 你老味 食壽司!》그는 Drag Queen을 제작할 당시 직접하이힐을 신고 도자기로 만든 아베 신조의 입 위에 올라섰다.

 

일시: 2017년 7월 23일부터 8월15일 까지

시간: 1:00 pm - 7:00 pm
장소: 홍콩 구룡반도 토가완 마터우콕 로드 63호 아우펑 예술촌 2번지 Cattle depot village 63 ma tau kok road, to kwa wan, kowloon

 

주석:

 

注一:《광박물지廣博物誌》 9행 《오운역년기五運歷年紀》

注二:Veronica Ions 지음,두원옌 번역,《신화의 역사》(History of Mythology)(광저우 : 희망출판사, 2003)

注三:r:ead (레지던스.동아시아.대화)는 새로운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며, 2012년 12월에 시작되었다. 예술가들은 레지던스 프로그램 동안에 연구와 대화를 통해 자신의 표현 방식을 되짚어본다. 홈페이지:http://r-ead.asia/

注四:허칭지 〈인어와 루팅:홍콩인 문화 정체성의 은유〉 더 스탠드 뉴스에서 발췌:https://thestandnews.com/culture/, 2016 년 2월 22일

注五:허칭지。〈홍콩 문화의 두 가지 유리 상태〉 IATC에서 발췌:http://www.iatc.com.hk/doc/78908,2016년 2월

청영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홍콩 바티스트 대학의 시각예술과를 수석 졸업했다. 홍콩의 중국대학해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타이완, 일본, 한국, 홍콩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전시했고, 컬렉션됐다. 작업 외로 지역과 해외의 다양한 기관에서 전시와 문화행사와 관련한 일을 한다. 현재는 평생교육원에서 강의하고, 병원의 예술프로그램을 맡아 프로젝트 오피서로 인한다.

Chasing Moments
에드워드 네이
Tony Toscani Artist Statement
Tony Toscani
White Hair, Tate Modern, and Jack Kerouac
이나연
Self Portrait-The Crowd 7.8”x3” Acrylic, conté, oil pastel on cigarette case 2017
Su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