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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플렉스의 도구들

2~3마리의 소를 키우는 원주민 가족을 위해 바이오 가스 플랜트를 만들고, 오픈 소스 기반의 맥주 제조법을 오프라인 월드에서 유통시키고, 50개 이상의 국경을 넘어 이민자들의 향수 어린 물건을 한곳으로 불러들이는 일. 가당치 않을 것 같은 일들을 현실에 존재시키고야 마는 3인의 게릴라, 슈퍼플렉스.   지난 10월,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터바인홀의 주인공으로 슈퍼플렉스(Superflex)가 낙점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올해 3회째를 맞은 ‘현대 커미션’은 현대자동차가...

“강남스타일” 현상 탐구 연재를 시작하며

석사학위를 위해 완성한 논문을 근 4년만에 다시 읽자니, 내용들이 이미 믿을 수 없을만큼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었다. 오늘날, 특히 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 기술개발의 속도가 빨라지고 전세계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함에 따라 대중문화도 유행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 기술을 통해 컨텐츠는 거의 순식간에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점점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한 모바일 소프트웨어는 보통사람들이 손가락을 몇 번만 누르면 자신의...

글로벌리즘과 내셔널리즘의 공존

광복 이후 국민국가(nation-state)로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곧 70년을 바라본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술이 해외에 진출한 때는 언제부터일까? 기록에 따르면 1953년 한국의 조각가 김종영(1915~1982)이 1953년 영국 데이트갤러리에서 열린 공모전에 입선한 것이 처음이다. 그 이후 김흥수, 남관 등의 작가가 개별적으로 해외 전시에 참여했으나, 본격적으로 한국 미술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전시는 1958년 2월 미국 조지아대학의 프세티 교수의 도움으로 열린...

세계적인 서구중심주의와 아시안 남성성, 그리고 싸이

수십년에 걸쳐 한국은 서양에서도 특히 미국 음악 시장을 뚫기 위해 노력했고, 대실패를 경험했다. 대신 한국의 대중문화는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된 이 흐름은 NHK(일본 최대 공영방송사)에서 드라마 시리즈 를 일본에 방영한 2002년 이후로 탄력을 받았다.[i] 한국의 대중음악과 텔레비젼 프로그램들의 광범위한 인기는 ‘한류’, 혹은 ‘코리안 웨이브’라는 용어를 얻었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포괄한 대중들은 한국 연예인들의 이름까지 기억했고,...

<영속적인 창작의 비결>전에 부쳐

로버트 필리우 전(MUHKA, Museum of modern art Antwerp, 2016년 10월-2017년 1월) 리뷰 개념미술은 프랑스 문화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 발상의 시작은 언어의 표현방식인 말과 글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를 말하는 그대로 글로 적지 않는다는 사실만 봐도 구어와 문어는 각각 다른 언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어체의 프랑스어는 구어체보다 더 공식적인 표현방식으로 사용되어 어휘의 선정과 사용에 있어서 보다...

성실한 것에 대한 무의미한 태도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 캔버스에 유채, 162.2 ×130.3cm, 2017     미색의 잘게 쪼개진 수천 개의 필획이 캔버스 표면을 반복적으로 가득 메운다. 난폭하게 휘두른, 필획이라고 하기엔 차라리 카드 전표에 쓰는 싸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적합할, 자신감 넘치는 동시에 무성의한 자유 곡선이 그 잔잔함 위에 빠른 속도로, 난폭하게 기입된다. 이 캔버스는 미세한 차이로서 무신경하게 갤러리 벽에 반복해서 나타난다. 한쪽 벽에서는 마치 중학생 UCC 과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