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선택

전에 부쳐

Decision Maker2 Yes_ Photo credit_Jonathan Allen   프롤로그 전 –  http://parsonscharlesworth.com/Spectacular-Vernacular-Solo-Exhibition   나는 미술작품(art object)의 가치와 그 의미에 대해 자주 글을 쓴다. 그것들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즉 우리에게 어떤 영향 줌으로써 스스로의 장르나 스타일 범주를 초월하는지 설명하고 싶다. 내가 미술작품과 그...

“나는 좋은 사람인가?”

“결혼식 당일, 전 남자친구를 떠올렸나?” “미혼인척 하기 위해 반지를 뺀 적이 있는가?” “결혼 후에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가진 적이 있나?” 미국 리얼리티쇼 ‘The moment of truth’는 진실을 말할수록 많은 상금을 가져 간다. 참가자에게 거짓말 탐지 센서를 달아 대답의 진실, 거짓 여부를 판단하는 것. 물론 거짓말 탐지기의 신뢰도에 의심이 가긴하나, 상금이 탐난다면 어찌 되었건 진실에 가까운...

1095끼의 잡채가 남긴 유산

좌혜선 ◦ 냉장고, 여자#1 ◦ 장지에 분채채색 ◦ 194x130cm ◦ 2009 할머니는 아들의 밥상에 3년 동안 매일 잡채를 올리셨다. 대학 1학년생이었던 나의 아버지가 밥상에 올라온 잡채를 보며 ‘맛있다’라고 말 한 이후로 매일, 당면을 삶고, 당근과 표고버섯과 대파를 채를 쳐 썰고, 기름에 그것들을 각각 따로 양념을 해 볶은 다음, 삶은 당면에 섞어 참기름과 간장과 설탕으로 간을 하는 길고 고된 과정을 기꺼이 하셨다고 한다. 우리 막내아들은 잡채를...

조각 같은 도시의 더 작은 한 조각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십대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 나는 내가 사는 작은 섬을 떠나 큰 세계를 탐험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처음으로 내가 자란 집을 떠난 뒤엔 숱한 이사의 연속이었다. 매해 이사를 다닌 건 물론이고, 2년에 한 번 꼴로는 도시를, 3년에 한 번 꼴로는 나라를 옮겨 다녔다. 여전히 내년 이맘 때 내가 어디에 살고 있을지 모르는 처지이다. 이런 나에게 정착이란 아직까지 멀기만한 꿈이지만, 내가 존재한 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타임캡슐을 타고 떠나는 벤쿠버 여행기- 타임캡슐을 타고 싶었던 한 홍콩인의 바람을 담아

2017년 1월 말, C&G(Clara & Gum, 2007년 홍콩 작가 클라라청과 검쳉이 만든 아티스트 그룹)는 관둥 출신의 캐나다인 작가 레미 소(Remy SIU)의 교류 프로그램 덕택에 벤쿠버에 방문하게 되었다. 우리는 벤쿠버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지만, 1990년대에 홍콩인이 가장 많이 이민간 도시여서인지, 그곳은 너무나도 익숙했다. 두 도시의 이러한 역사적인 관련성에도 불구하고, 이 두 지역의 시각예술과 현대미술의 영역을 연결해 생각해보는 것은...

Owning art

나는 서울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삼남매중 장녀로 태어나 자랐다. 자라는 동안 부족함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넘치는 여유가 있는 집안은 아니었다. 부모님은 열심히 돈을 벌어 삼남매를 키우고 교육시키며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 가족여행을 간다던지, 외식을 한다던지, 취미 골프를 친다던지 정도였지 작품이나 값비싼 장식품,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를 사 모을 정도의 여유까지는 없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골동품이나 미술품 같은것도 없었을 뿐더러. 가끔 온가족이 주말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